2012년 10월 1일 월요일

네오 라우흐_03


미술시장 – 미술대중

혈액순환과 신경계가 인간의 총체적 유기체에 속하면서도 서로 다른 시스템을 구성하듯 미술작업 역시 미술시장과 미술대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술시장과 미술대중은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예술의 집, 뮌헨, 경매 사전답사; Cop: picture-alliance/ dpa
경매 사전답사
미술시장 역시 마찬가지지만 시장은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생산하고, 유통경로를 조직하고, 수익을 남기고, 일자리를 만들거나 또는 없애거나 국가에 조세를 납부하며 지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이 못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의미 창출이다. 화가들은 직업적 위험부담을 안고 자신들이 개별적으로 획득한 것을 불안한 심정으로 대중에게 내놓는데, 미술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이런 작가들 없이는 내놓을 물건도 보유하지 못한다. 세상에 대한 시각적 및 예술적 해석과 내용, 지속적인 점검, 변경 및 갱신 그리고 그 평가에 관한 기준은 살아 숨쉬는 예술의 현장에서만 얻어질 수 있다. 여기에는 물론 미술평론을 통한 언어화된 해석도 속한다.
베르너 튑케의 '팔레트를 든 자기 초상화' (1971); Cop: picture-alliance/dpa / 예술가 저작권 협회, 본 2011
베르너 튑케의
'팔레트를 든 자기 초상화'
미술대중은 언제나 생겨나며 수시로 다시 자라난다. 두 명의 작가가 자신들이 현재 작업하거나 다른 이에게서 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은 대개 함축된 미학적 평가 기준을 가져와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데이트하고, 변경하며 확장시켜 나아간다. 이런 사용을 통한 지속적인 갱신은 신문의 문예란이나 인터넷의 미술평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술대중은 작품을 그 고유의 정당성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기준을 배경으로 평가하지 시장의 물건가치로 평가하지는 않는다.미술시장과 미술대중의 이론적 차이는 사회적 현실에서 상호적으로 강력하게 뒤엉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괄목할만한 상업적 성공은 1970년대와 1980년대 동독 미술계에서 베른하르트 하이직(Bernhard Heisig), 볼프강 마토이어(Wolfgang Mattheuer) 그리고 베르너 튑케(Werner Tübke)가 중축을 이루던 “구 라이프치히 화파”의 미술적 영향을 하나의 브랜드로 압축시켰다. 이는 뒤셀도르프에서 공부한 홀거 붕크(Holger Bunk) 또는 디르크 스크레버(Dirk Skreber)와 같은 작가들과 “신 라이프치히 화파” 사이의 예술적 유사성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무마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디르크 슈미트의 '봉기'; Cop: EIGEN + ART 화랑 베를린/라이프치히 / 예술가 저작권 협회, 2011
디르크 슈미트의 '봉기'
“라이프치히 화파”에서 “신 라이프치히 화파”로 넘어가는 현대미술에서 아르노 링크(Arno Rink)의 제자이자 베른하르트 하이직의 마이스터쉴러(Meisterschüler)인 네오 라우흐(Neo Rauch, 1960년생)는 왕권에 가까운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라이프치히 화파”의 성공적인 젊은 작가들 중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명성을 떨치고 있는 대표주자인 그는 몽환적이고 추상적인 배경조각들, 상황적 맥락 없는 동작과 결부된 강렬한 개개의 인물들 그리고 표면적인 색상대조를 거의 그래픽에 근접한 구성성에 의거해 강한 인상을 주는 화풍으로 합성했다. 장면 이야기적 파편들과 서로 자폐증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인물들을 용해되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무대 수수께기로 엮어내는 네오 라우흐의 기교는 최고 수준이다. 그는 관찰자에게 참여자가 될 것을 강하게 호소한다.
틸로 바움게르텔의 '소냐', 종이 위에 목탄, 150 x 250 cm, 2006; Cop: 크리스티안 에어린트라우트, 베를린
틸로 바움게르텔의 '소냐'
네오 라우흐의 커다란 성공은 상황적 연속체 바깥의 인물을 그리는 또 다른 젊은 “라이프치히 화파”인 틸로 바움게르텔(Tilo Baumgärtel, 1972년생)로 하여금 비삽화 수준에 대한 복잡한 형상화 및 이미지 심리학의 새로워진 수요를 제시하게 했다.




홀거 붕크의 '이중 공간'; Cop: 예술가 저작권 협회, 본 2011
홀거 붕크의 '이중 공간'
이와 유사한 노력은 이미 1980년대에 뒤셀도르프에서 홀거 붕크(Holger Bunk, 1954년생)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 역시 회화의 만능 탈랜트이자 단순한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 심리학자이다.










팀 아이텔의 '잿빛 구름', 2004, 캔버스 위에 유화, 250x190xm, 개인소장, 베를린; Cop: EIGEN + ART 화랑 베를린/라이프치히 그리고 Pace/Wildstein / 예술가 저작권 협회, 2011
팀 아이텔의 '잿빛 구름'

라이프치히 사람인 아르노 링크의 서독 출신 제자 팀 아이텔(Tim Eitel, 1971년생)은 대형 화폭을 쓰는 자신의 현실주의적 회화에서 눈앞에 있는 각각의 이미지 대상에 그래픽에 훈련된 고립을 적용한다. 인간의 형상 또는 건물들의 뚜렷한 윤곽은 공간이 사라진듯한 거대한 화폭에 경계를 긋는다. 다중적 의미를 가진 그림은 명확한 개념으로, 즉 의도한 바가 모호하지 않은 표현으로 옮겨진 듯하다. 그러나 고립, 다시 말해 모든 맥락으로부터 의도한 바를 떼어내는 것은 곧바로 그림 효과를 규정하는 요소, 즉 본래의 테마가 된다.

다비드 슈넬의 '홈'; Cop: EIGEN + ART 화랑 베를린/라이프치히 / 예술가 저작권 협회, 2011
다비드 슈넬의 '홈'
이와 비슷하게 모순적인 효과 산정은 역시 링크의 서독 출신 제자인 다비드 슈넬(다비드 슈넬의, 1971년생)의 작업에서도 두드러진다. 강한 색채로 캔버스의 앞쪽까지 공간을 채운 그의 풍경화는 공허함을 불러일으킨다. 곡물창고의 기하학적인 널빤지, 곧추세운 나무 또는 사각형 건초뭉치는 시골 풍광보다는 컴퓨터게임이 고향인듯하다. 슈넬은 탁월한 솜씨로 구심점 없는 활력, 분명하지 않은 물성의 배경인듯한 화려함 그리고 가물거리는 화면의 고의적인 비구속력을 통해 공간의 깊이로 빨아들이는 원근법을 만들어낸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관찰자가 그림을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바라볼 때 하늘 아래 자연이 눈앞의 체험 상실로 이어지게 만든다.
마티아스 바이셔의 '구석'; Cop: EIGEN + ART 화랑 베를린/라이프치히 / 예술가 저작권 협회, 2011
마티아스 바이셔의 '구석'
마티아스 바이셔(Matthias Weischer, 1973년생)는 이 같은 체험을 인테리어 설치를 통해 엇비슷하게 자아낸다. 바닥과 벽은 녹청색으로 숨쉬며, 분해된 공간은 사람이 사는 듯하면서도 텅 비어있어서 극적으로 암시적이며 우울하다. 슈넬과 바이셔는 환상주의는 환상주의일 뿐이라는 아이러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르크 스크레버의 'Untitled 2'; Cop: 예술가 저작권 협회, 본 2011
디르크 스크레버의 'Untitled 2'
이런 자세는 그림의 분위기로 볼 때 분명 디르크 스크레버(Dirk Skreber,1961년생)의 작품세계에도 반영된다. 새가 조망한 듯한 텅 빈 운동경기장의 대형 그림, 미래주의에 대한 향수병으로 느껴지는 옛 고층건물 환상 또는 흐늘흐늘하게 탈색된 기관차 등과 같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매정하게 창작된 작품들을 떠오르게 한다. 스크레버의 그림이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현실적인 시각을 묘사하는 것인지, 아니면 꿈속의 그림을, 그도 아니면 장난감 풍경을 표현한 것인지는 명료하지가 않다.„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 전조는 동독체제가 끝나가던1980년대 후반에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 전 서독 총리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와 같은 보수성향의 서독 수집가 및 미술관계자들은 베른하르트 하이직과 베르너 튑케의 화풍에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이 그림들이 발산하는 탁월한 솜씨와 세련됨의 가치 그 자체에 매료되었다. 회화작업에 대한 라이프치히의 전문적 교육, 예술사학적 과거의 특정 화풍에 관한 정확한 견문 그리고 젊은 작가이면서도 과거 기법에 끌려들어가는 능력과 의지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보수적인 독특성에 기인한다. 개별적 요구와 기준에 대한 미술적 내부담론과 미술시장 사이의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술적 자기이해의 관점에서 보면 “신 라이프치히 화파”는 보수적이고 정적이다. 하지만 그들은 미술시장에 관한 한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
마티아스 빈첸 (Matthias Winzen) 교수
자르(Saar)주 예술대학에서 예술사와 예술이론을 가르침
번역: 정민기
저작권: 괴테-인스티투트,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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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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